10대에 일본으로 건너온 지 벌써 21년. 어느새 30대 후반이 되었고, 몇 년만 지나면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처음 온 곳도 도쿄, 지금까지도 쭉 도쿄에서 살고 있어요.
운 좋게도 제 능력 이상의 월급을 받으며, 나름대로 부족함 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슴 한켠에 늘 자리 잡고 있는 바람이 하나 있었어요. 언젠가는 자연이 풍부한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쿄보다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일본 안에 없다고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해진 이 편리함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익숙해지기 마련이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제가 여행하는 곳은 항상 자연이 풍부한 곳이었습니다. 특히 좋아해서 아직도 자주 찾는 곳은 오키나와(200번 이상)와 홋카이도(아직 30번 정도?)였어요.
사실 가장 좋아하는 곳은 오키나와입니다.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요. 바라만 봐도 좋고, 프리다이빙도 즐겨서, 자연 속으로의 이주를 생각하면 무조건 오키나와가 가장 먼저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하던 중, 코로나가 심각해진 2020년, 당시 다니던 회사도 재택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어디에서 살든 상관없는 상황이 된 것이죠. 해외여행은 물론이고 국내여행도 자제하자는 분위기가 강했던 그때, 저는 오키나와에서 입지가 정말 좋은 에어비앤비가 믿기 힘든 가격에 올라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달을 통째로 빌려도 2~3만 엔 정도였거든요. 바로 예약해서, 봄부터 가을까지 약 7개월간 살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에도 오키나와는 100번 이상 다녀간 곳이었고, 참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역시 살다 보면 보이는 것이 달라지더라고요.
그중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바로 습도였습니다. 원래 더위를 잘 타는 편이기도 하지만, 사실 오키나와의 여름 기온은 도쿄보다 낮아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어요. 문제는 습도였습니다. 여행 중에 느끼는 오키나와의 습도는 "오키나와에 왔구나"하는 실감을 주는 플러스 요소였는데, 막상 생활 속의 습기는 상상 이상으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질 정도였어요.
게다가 태풍도 10월까지 매달 여러 개씩 찾아오다 보니, 생각보다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오키나와 생활이었습니다. 물론 그때 빌렸던 집에서 바라본 풍경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정말 아름다웠지만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오키나와를 비롯한 남쪽 섬들은 이주 후보지에서 제외하기 시작했습니다.
도쿄로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은 이주에 대한 생각이 점점 사그라들었습니다. 도쿄에 집도 있었고, 익숙한 생활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그 마음도 잠잠해져 갔습니다.
그러다 2024년 12월 31일, 다시금 지방 이주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